“한 장의 사진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_보도사진가 닉 우트 (Nick Ut)
등록자:포토채널        등록일:2019-08-23        조회수:83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 전 베트남의 총성을 멈춘 것은 단 한 장의 사진이었다. 197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 사진은 ‘베트남-전쟁의 테러’ (Vietnam - Terror of War). 우리에게는 ‘네이팜탄 소녀’라는 제목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한 닉 우트(Nick Ut)가 찍은 이 한 장의 사진은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함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렸으며 전쟁의 종식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사진 한 장의 힘은 어떠한 것보다 강하다’라는 말을 증명해낸 것이다. 그는 전쟁 이후 일본, 미국 등지에서 난민과 아이들, 스포츠,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사진으로 남겼고 2017년 51년 동안 몸담았던 AP통신을 은퇴한 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활발하게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닉 우트가 한국을 찾았다. 필자는 반도카메라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닉 우트의 이야기’에 참석해 그의 사진 이야기와 ‘네이팜탄 소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기획 | 조원준

 

Vietnam - Terror of War, ⓒNick Ut

 

보도 사진가로서의 삶
1966년 16살의 어린 나이에 베트남 AP통신에 입사한 그를 사진의 길로 이끈 것은 12형제 중 7째 형이었다. 사진가 겸 배우로 활동하던 형의 영향을 받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형이 배우활동을 했어요. 배우이면서 사진가이기도 했는데 니콘과 팬탁스 라이카 같은 카메라들을 많이 사용했어요. 그런 형의 모습을 보고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형은 종군기자로 활동하다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죠.” 형을 전쟁터에서 잃은 닉은 1년 뒤 베트남 AP통신에 입사해 본격적인 사진 기자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닉 우트의 종군기자 시절
ⓒNick Ut

당시 베트남은 전쟁중이었고 닉 우트는 이 전쟁을 기록하는 보도사진가로서 활동하게 된다. 방탄조끼에 방탄모, 그리고 손에는 총과 칼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말했다. “군인들을 따라 많은 작전지역을 다녔습니다. 종군기자는 군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카메라만 들고 있었죠. 하지만 군인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어 많은 동료 기자들이 죽었습니다.” 닉 또한 총탄에 3번을 맞은 경험이 있다.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계속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힘의 원동력은 사진이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종군 기자들은 라이카 카메라를 썼는데, 그 또한 많은 사진을 라이카로 남겼다. 전장을 누비며 헬기로 뛰어오며 구조를 요청하는 난민들, 그리고 추락한 헬기, 폭격의 폐허 속에서 집을 찾는 할머니, 보트를 타고 전쟁중인 베트남을 탈출하는 사람 등 전쟁이 보여주는 참혹함을 찍어갔다.

할머니와 그 품에서 죽은 아이 ⓒNick Ut


네이팜탄 소녀
닉이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1972년 6월 8일. 그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린다. 그날도 닉은 군인들과 함께 행군을 하고 있었다. 두 대의 전투기가 상공을 지나갔고 첫 번째는 2발, 두 번째는 4발의 폭탄을 마을을 향해 떨어트렸다. 폭탄이 터지고 섬광이 일어난 후 연기가 피어올랐다. 네이팜탄이 라고 불리는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폭탄이다. 3천도의 고열로 반경 300m를 불바다로 만든다. 
폭탄이 떨어진 후 그가 속한 부대는 약 4km를 더 걸어가 한 마을 근처에 다다랐다. 이미 마을은 초토화가 되었고 닉은 길에서 아이를 안은 할머니와 그 뒤로 아이들이 울면서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 할머니가 안고 있는 아이는 살점이 떨어져 나간 채 죽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닉이 사진을 찍고 몇 초 뒤 숨을 거두었다.

사진기를 두고 아이에게 달려가 응급 조치를 하는 닉의 모습, 동료 사진 기자가 찍었다.

그 뒤로 아이들이 닉에게로 뛰어왔고 그는 사진을 촬영한 후 바로 아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사진보다 아이들이 우선이었다. “어떤 한 소녀가 옷을 입지 않은 채로 뛰어왔어요. 왜 저 소녀는 옷을 걸치지 않았을까했는데 옷은 이미 불에 녹았고 피부 조각도 떨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닉 은 사진기를 두고 아이의 몸에 물을 붓고 응급처치를 한 뒤 자신의 벤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다. 
40분이 걸려 도착한 병원에는 더 큰 병원으로 가길 권했다. 2시간이나 걸리는 큰 병원에 가는 도중 아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닉은 기자증을 꺼내고 “내가 찍은 사진이 전 세계 신문에 실리고 이 병원이 아이들을 죽인 병원이라고 실린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그제서야 병원에서는 조치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때 살아남은 소녀, 킴 푹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는 현재 UN 인권대사, 인권운동가로 활동중이다.

닉 우트와 네이팜탄 소녀 킴 푹

병원에서 나온 즉시 사이공으로 복귀해야 했던 그는 돌아가는 길에 그가 찍은 필름과 아이가 무사하도록 빌었고 암실에서 훗날 ‘베트남-전쟁의 테러’ (Vietnam - Terror of War). 일명 ‘네이팜탄 소녀’로 불리게 되는 사진이 7번째 프레임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저를 사진의 길로 들어서게 해준 7째 형이 떠올랐어요.” 그는 사진을 데스크로 보냈고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당시 사진의 대부분은 월남전 파병 장병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이나 뿌듯해하는 모습이 다수였던 상황이었다. 전쟁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진이 공개되자 곧 반전운동과 평화운동이 일었고 1년 뒤 전쟁은 종료됐다. 전쟁이 종료된 1973년 그는 월드 프레스 포토상, 퓰리처상을 받았다. 종전 후에는 피난을 갔다. 미국으로 거처를 옮겨서도 AP에서 사진 활동을 이어갔다. 사회적인 이슈들을 촬영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찍으려고 노력했다. 2017년에는 51년간 몸담았던 AP통신사를 은퇴하고 전 세계를 돌면서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닉 우트 Nick Ut (1951년 3월 29일 출생) 
1966 | 베트남 AP 통신 입사 
1972 | 6월 8일 베트남 전쟁의 참혹함을 담은 ‘베트남-전쟁의 테러’ (Vietnam - Terror of War)를 찍어 세상에 알림 
1973 | Terror of War로 월드프레스 포토상, 퓰리처상등 세계적인 사진상 수상 
2012 | 라이카 명예의 전당 공로상 수상 
2017 | AP 통신에서 은퇴, 전세계에서 사진 관련 토크와 워크샵을 진행중

지난 7월 반도카메라 7층에서는 ‘닉 우트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토크쇼가 진행됐다. 세미나장을 많은 사람들이 가득 채웠다.

조원준 기자  wjcho8111_vdcm@naver.com

<저작권자 © 월간VDCM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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