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인재에게 요구되는 예술가적 'tolerance'
등록자:포토채널        등록일:2019-01-07        조회수:709

FOCUS

글_이정구 기자      
사진 제공_벨벳언더그라운드
발췌_FOCUS / HRD 잡지

 

김중만 사진작가

주요 경력 사항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 제9회 서울환경영화제 에코프렌즈
벨벳언더그라운드 대표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사진전 심사위원장 문화예술 명예교사
한국 문화원 연합회 홍보대사 한국국제협력단 홍보대사
G20 정상회의 성공기원 스타 서포터즈 인천국제공항 명예 홍보대사 플랜코리아 홍보대사
프랑스 오늘의 사진작가 선정

주요 수상 내역

제1회 한국패션 100년 어워즈 포토부문 제5회 마크 오브 리스펙트상
모델라인 2002 베스트 드레서 백조상
세계패션그룹 한국협회 패션저널리스트상 사진부문 프랑스 오늘의 사진 80인 선정
프랑스 ARLES 국제사진페스티발 젊은 작가상

 

사진작가는 카메라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사진을 통해 인간의 눈이 주는 인식적인 정보를 되새겨 보게 만든다. 따라서 똑같은 순간을 찍더라도 사진작가의 시선과 철학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래서 흔히 사진을 ‘찰나의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김중만 사진작가는 46년 동안 사진을 찍어온 대한민국의 대표 사진작가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그는 상업용사진은 물론 아프리카의 아이들과 동물들, 그리고 동양의 산, 섬, 사막 등을 찍어왔다.그는 사진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과 사회의 어두운 부분들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는 지난 11월 3일 개막했던 ‘상처 난 거리’라는 사진전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그야말로 사물과 대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대화하며 이를 사진으로 표현한 김중만 사진작가. 그의 모습에서 기업, 조직, 사람이 유념해야 하는 안아주고, 이해하고, 받아주는 톨레랑스(tolerance)가 진하게 풍겨 나온다.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담아낸 상처 난 거리


김중만 사진작가는 지난 2004년 가람길로 불리는 중랑구의 뚝방길을 지나다가 특별한 만남을 갖게 되었다. 평소 냄새도 나고 먼지도 많으며 건축물 폐자재를 모으는 업체들과 환경미화원들이 정신없이 일하는 불편한 길에서 한 나무가 그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나무는 상처가 나서 반절은 죽어있고, 반절은 살아있었다. 김중만 사진작가는 마음속으로'이게 뭐지?’, ‘왜 이 나무가 내 마음에 밟히지?’라는 궁금증을 갖고 2008년까지 4년 동안 상처 난 나무와 만나 소통했다.

“저는 당시 두 가지 의제를 갖고 상처 난 나무와 대화했습니다. ‘내가 너를 찍어도 되겠니?’, 그리고 ‘내가 너를 찍을만한 자격이 있니?’라는 질문을 던지며 끊임없이 고뇌했습니다. 이후 2008년 4월 나무에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상처 난 나무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나도 있다’며 저마다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그래? 그러면 너희들도 찍어봐야지’라고 말하며 평소 한 번 찍고 다른 소재로 넘어가는 제 철학과 달리 4년 동안 같은거리에서 4만 장에 가까운 사진들을 찍었습니다.”김중만 사진작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의아함과 불편함을 드러냈던 환경미화원들과 건축물 폐자재 업체의 직원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으며 즐겁게 도합 9년이라는 시간을 뚝방길에서 보냈다. 이를 통해 그는 나무라는 주제 가운데 온전하지 않고, 소외되어 있으며, 아픈 마음을 ‘broken heart’로 승화시켰다. 또한 뚝방길 작업의 결과물을 한지를통해 출력해 마치 수묵화와도 같은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냈다. “한지를 통해 제가 생각했던 파이널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기술적 노하우를 얻게 된 획기적인 전환점이죠. 또한 뚝방길 작업을 2013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 1위의 미술관인 그랑 팔레(Grand Palais)에 보여줬고, 1주일 후 정식으로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만장일치로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그해의 아티스트로 선정해 4달 동안 개인전을 개최하고 싶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이메일을 받는 순간 너무 기뻤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클로드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두아르 마네, 니키 드 생팔과같은 인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아티스트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계의 인사로 손꼽히는 김중만 사진작가는 강연을 통해서도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오며 다듬어낸 예술혼


그랑 팔레의 제안은 2015년 김중만 사진작가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당시 국내 정치적 상황이 작용하며 철회되었다. 그 후 그는 심한 좌절감과 우울감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국의 사진작가가 그랑 팔레에서 동양 최초로, 또한 동양인으로, 사진으로 그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력은 다시 입증됐다. 지난 9월 그랑팔레에서 다시 제안이 왔던 것이다. 이처럼 김중만 사진작가는 인생을 살아오며 누구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1970년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라는 이름도 생소한 나라로 떠나게 되었다. 부르키나파소는 아프리카에서도 특히 열악했고 아무런 풍경도 없는 사막이었다. 탐험소설가를 꿈꾸며 그려왔던 정글, 숨겨진 보물, 다채로운 동물들로
채워진 공간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그는 학업을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마땅한 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프랑스에 가서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제 인생을 대변하는 사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친구를 따라 암실에 들어가 흑백사진이 5분 만에 인화되는 광경을보게 되었죠. 필름을 꺼내 확대기에 넣고 종이를 꺼내 빛을주면 세 가지 약품을 통과하며 하얀 종이 위에 그림이 한 장떠오릅니다. 당시 전 벼락을 맞은 것 같은 기분으로 ‘이게 내가 할 일이다’라고 확신했죠.

그 후 매일같이 ‘세계에서 제일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목표를 갖고 사진작가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귀국한 후 국적 문제와 정치적 이유로 두 차례 추방을 당하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버텨내고 난 후 제 본연의 색채, 톤, 화면의 밑 바탕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색감의 심연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김중만 사진작가는 그 후 아프리카로 떠나 케냐, 보츠와나, 탄자니아 등을 무대로 아프리카를 카메라에 담아 기록하기 시작했다. 또한 베트남 하롱베이의섬들, 중국의 황산, 우리나라의 백두산, 한라산, 독도 등 동양의 풍경을 찍으며 사진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그는 2006년 몽골고원 내부에 펼쳐진 고비사막에 다녀오며 그간 쌓아왔던 부와 명예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아름답지 않은 것,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한국의 문화유산과 자연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저는 상업사진가로서 아름다운 것을 지향해 작업을 한 시간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상처받고 힘든 소외된 영혼들과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연의 모습에서 사진작가로서의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김중만 사진작가는 사십여 년 동안 팔십만 장에 가까운 사진을 찍었다. 그는 흑백 사진이나 꽃, 동물, 인물, 풍경 등 모든 범위에서 개성적인 색채의 사진을 남겼다.

 

사명감, 즐거움, 겸허함으로 맞이할 백세시대


사진작가로서 많은 부와 명성을 얻은 김중만 사진작가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며 자신을 갈고닦고 있다. 일례로 그는 ‘자신의 사진을 보고 행복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없다’고 대답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아직도 최선을 다해 배우고 있다. 또한 사진작가라는 직업에 즐거움을 느끼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겸허하게 이해하며 주변의 환경을 좋은 사진으로 채우기 위한 길을 걸어가
고 있다.

“지금 제가 가장 찍고 싶은 곳은 금강산입니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겸재 정선이 금강전도를 통해 힘과 아름다움을 내재한 금강산을 그려냈죠. 저는 21세기의 툴인 카메라를 갖고금강산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물론 금강산에 올라가는 건 여러 상황이 맞물려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올라가야 합니다. 대한민국 사진작가이자 동양인으로 금강산은 꼭 담아내야 합니다.

아울러 저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긍정적입니다. 나이가들면 느끼는 게 달라지겠죠.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쌓여서지금과는 또 다른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나이는 큰 핸디캡이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면 되니까요. 게다가 저는 몸이 굉장히 건강합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건강하다는 건 제가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뜻이겠죠. 그렇기에 더 진솔해져야 하고 약간의 부끄러움도 느껴가며 깨끗하고 투명한 가치관을 내재해야 합니다.

이 관점에서 제가 찍어갈 사람들과 제 사진을 볼 사람들이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깊이를 표현하며 제가 받은행운을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는 김중만 사진작가의 말에 울림이 가득하다. 김중만 사진작가의 행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통력, 열정, 창의력, 사명감 등은 바로 미래를 주도할 인재들이 갖춰야 할 역량이다. 실제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며 위계질서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포용성을 통해 각기 다른 역량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하며 현안을 해결하는 조직과 인재들이 시대를 리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중만 사진작가의 행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안아주고, 이해하고, 받아주는 톨레랑스(tolerance)는 미래의 인재와 경영환경에 필요한 핵심역량일지도 모른다.

 

<FOCUS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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