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피시보(P-15), 사진 안과 바깥의 영역에서 전시를 듣다
등록자:포토채널        등록일:2018-03-13        조회수:499

지난 12월 15일을 시작으로 후지필름 X 갤러리에서 피시보(P-15) 전시가 열렸다. 피시보(P-15)는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하는 원소 기호 P(인, phosphorus)에 원자 번호 15를 결합한 것으로, 기존 사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면서 빛을 기록하는 예술인 ‘사진’을 ‘사진 바깥’에서 바라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예술과 현실 사이의 간격을 없애고 삶과 예술의 융합을 추구하는 인터미디어(intermedia)의 흐름을 근거로 시각적 틀을 깨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전시다.

 

 

2월 3일 관람객의 전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후지필름은 ‘전시를 듣다’ 프로그램을 열었다. 전시를 기획한 김용민 기획자(현 뮤지엄 SAN 학예연구사)가 직접 해설자로 나서며, 관람객이 전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약 15명 내외의 관람객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시를 관람했으며, 작품 설명과 더불어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현장감 있게 다뤄졌다.

 

글·사진 김유미 기자

 

육근병 작가의 <생존의 역사다>와 마주 보고 있는 백남준 작가의 <Colored Clark>

 

갈색빛의 바닥과 하얀 벽으로 이루어진 공간. 강남구 선릉로 838, 후지필름 X 갤러리 전시장에 사진과 영상 그리고 설치 예술이 머문다. 입구를 들어서자 전시 서문(序文)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피시보(P-15)는 사진의 바깥에서 사진을 응시한다.
빛과 시선의 경계가 파릇 떨린다.
1960년대에 발생했던 플럭서스는 삶과 예술의 조화를 반-예술적으로 풀었다.
은유된 카메라 앞에 한 장의 사진이 사진으로 확장한다.
서로 연속하는 측면으로 사진이 탈구조화한다.

(중략)
문으로 들어간다.

 

후지필름 X 갤러리에서 열린 피시보(P-15) 전시
백남준_Colored Clark

 

두 개의 출입구로 이루어진 이곳은 순환적인 구조로 모든 작품이 연결성을 갖는다. 작품과 함께 나열된 텍스트는 시작점과 관계없이 의미가 이어지며, 2:2:2 공간 배치를 통한 여섯 작가의 작품은 상호 유기적으로 보여진다. 전시장 가운데를 중점으로 전시는 시작된다. 육근병 작가의 비디오 설치 작품 <생존은 역사다>가 백남준 작가의 <Colored Clark, 폴라로이드>와 마주한다. 백남준 작가가 본인의 작품을 폴라로이드로 촬영한 사진을 육근병 작가의 눈이 바라본다. 직사각형의 나무 합판 위에 있는 원통의 관. 파이프 모습을 띤 관 안에 눈(빔 프로젝터)이 있다. 작품은 역사 안에 있는 존재와 역사 밖에 있는 존재에 밀착해 관조한다. 이 눈은 관찰자의 눈이 아닌 손과 발이 없는 ‘단지 보고 있는 눈이자 침묵하는 눈’임을 나타내고 있다. 역사의 마주침, 내면과 외면을 표현하는 이 작품은 미디어의 특성을 반영하며 ‘바라봄’을 깨닫게 한다. 육근병 작가의 눈을 따라가면 피시보(P-15)가 중점을 두고 작업한 작품 <Colored Clark, 폴라로이드>가 있다. 플럭서스 운동 중심에 있던 백남준 작가의 작품에 초점을 맞춰 융합적인 방식으로 피시보(P-15) 전시를 풀어냈다. 1989년 촬영된 백남준 작가의 폴라로이드 사진은 흰 바탕의 테두리에 비디오 작품이 그대로 표현된 작품이다. 그는 비디오 아트 선구자로서 예술의 범위를 확장하며, <플럭서스 아일랜드>로 1960년부터 발생한 플럭서스 활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위 두 작품과 더불어 새로운 인쇄 형태로 제작된 <줄리안 백의 리빙 시어터>,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제작된 <마샬 맥루한> 작품이 전시장 한 편에 마련됐다.

 

(가장 왼쪽)베른트 할프헤르_Autumn (가장 오른쪽)이소영_Same Dilemma

 

피시보(P-15) 전시는 크게 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공간에 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백남준 작가 작품을 바라봤을 때를 기준으로 왼쪽 공간에 베른트 할프헤르, 이소영 작가의 작품이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360도 구 모양의 조각품은 베른트 할프헤르 작가의 작품 <Autumn>이다. 새로운 공간 지각 방식을 제시하는 베른트 할프헤르 작가는 소외되는 대상 없이 보이는 모든 것을 담고자 했다. 파노라마 형식으로 둘러싼 환경의 모든 것을 담으며 시각적 한계를 넘어서는 면밀함을 지녔다. 베른트 할프헤르 작가의 또 다른 작품 <Shortstroy1711> 옆으로 이소영 작가의 작품이 이어진다. 주로 건축적인 요소에 상상력을 개입해 작품을 선보이는 이소영 작가는 이번 피시보(P-15)에 계단과 관련된 세 작품을 출품했다. 공간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번 촬영한 필름에 재촬영 했을 때 나타나는 중첩 현상을 보여주는 교차의 시선을 담아내 몽환적이면서도 입체적인 특성을 강조했다.

 

오용석_Classic No.1978
금민정_숨 쉬는 문

 

전시장 입구로 다시 순환한다. 영상·설치 작품이 전시된 이곳에 오용석, 금민정 작가의 출품작이 있다. 오용석 작가는 비디오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영상을 선보였다. 천장에서 쏘아 내린 프로젝터의 빛을 따라 영상이 움직인다. 작품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촬영된 영상이 결합돼 만들어진 하나의 영상이다. 미디어 작업을 기반으로 한 <Cross>, <Classic No.1978>은 시공간의 세계를 교차하는 동시에 장면을 재구성함으로써 융합, 합성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공간은 금민정 작가의 작품<Abstract Breathing RTO ll>로 이어진다. 문화역 서울284에서 촬영된 영상은 다시금 전시장이라는 실재하는 공간 속에 배치된다. 작품은 천천히 흐르며 재생된다. 빛이 일정 시간 동안 등장하기도 하며, 미세한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밖에도 금민정 작가는 <숨 쉬는 문>, <그 시간의 복원-구 서울역사>를 통해 물리적 실재와 비물질적 가상의 공간을 섞는 작업을 진행하며, 역사적 장소를 영상 작업으로 재해석해 공간에 확장시켰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용민 기획자가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피시보(P-15)는 사진 안과 바깥을 모두 이야기하는 인터미디어 전시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사진 영역에서 나아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사진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사진과 ‘사진적’ 요소를 포함한 여섯 작가의 작품이 공유와 확장의 형태로 X 갤러리를 채운다.

 

김유미 기자  yu_vdcm@naver.com

<월간VDCM 발췌>

 
 
 
 
International Photography...   2018-12-05
  전 세계 전문 사진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되는 사진대회 IPA. 이곳에서의 수상은 사진가들에게 큰 영예로 여겨진다. 이 사진가들의 무대에서 당당히 수상한 송석우 작가는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가’라는 주제로 질문을 던지고 그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한 ‘IDENTITY : 정체성의 사유’로 Book, Monograph 부...
 
 
 
디지털 아트 사진작가 정기...   2018-11-12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인공 월터는 누구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상상’을 통해 특별한 순간을 꿈꾸고 그 누구도 겪은 적 없는 특별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일상을 사는 우리도 ‘월터’처럼 상상을 통해 특별함을 꿈꾸곤 한다. 실제로 이런 상상을 디지털 이미지로 실...
 
 
 
소니와 함께 떠나는 가을 출...   2018-11-05
소니코리아가 지난 9월 15일(토) 소니센터 남대문을 시작으로 9월 30일(일) 광주, 10월 13일(토) 울산, 10월 20일(토) 압구정까지 총 4회에 걸쳐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하는 ‘a7R III 풍경 사진 세미나’를 개최했다. 출사의 계절 가을을 맞이해 진행된 이번 ‘a7R III 풍경 사진 세미나’는 4,240만 화소&nb...
 
 
 
[인터뷰] 효성카메라 리모뷰...   2018-11-02
"리모뷰 K1으로 누구나 고화소 영상촬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희망합니다."   본지와 인터뷰 중인 효성카메라 김성희 차장 리모뷰 K1은 국내 업체인 에셀티가 내놓은 짐벌과 카메라가 결합된 촬영 장비다. 국내 업체가 개발했지만 해외시장에서 먼저 공개되어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역수입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소니코리아, 벅스 슈퍼사운...   2018-10-31
사진제공 소니코리아 소니코리아가 10월 27일(토)부터 28일(일)까지 양일 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오디오쇼 ‘벅스 슈퍼 사운드 코리아 2018 (Bugs! SUPER SOUND KOREA)’에 참가한다. 올해로 2회를 맞은 BSK 2018은 NHN ‘벅스’가 주최하고 ‘프리미엄헤드폰가이드’가 주관하는 행사로 고음질의 대중화를 목표로 한 국내 오디...
 
 
 
반도카메라와 함께하는 2018...   2018-10-31
‘찰칵 찰칵’ 셔터음이 울려 퍼지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모두가 즐거운 모습으로 모델이 된다.  하늘을 배경삼고 풍경을 세트삼아 촬영을 진행한 하루.  그 현장을 담아봤다.    독일의 포르쉐 자동차 본사에서 공인된 유일한 포르쉐 클럽인 Porsche Club Korea (이하 PCK). PCK는 국내 포르쉐 차...
 
 
 
[포토피아 사진 프린팅] 부...   2018-10-19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면서 많은 부분이 편리해졌다. 사진을 찍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고 PC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해 SNS에 올릴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점차 인화지에 프린트한 사진을 잊어갔다. 하지만 공들여 프린트한 한 장의 사진은 모니터 액정으로 보는 사진과는 또&nbs...
 
 
 
내 인생의 기록 패션 포토그...   2018-10-16
채남혁 작가는 캐나다에서 N.Chae란 필명으로 패션 사진 작업을 하는 포토그래퍼다.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프레임으로 루이비통을 비롯해 막스마라 포멜라토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와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단순히 패션 포토그래퍼라는 카테고리에 넣기엔 개인 작업, 스트릿, 여행 사진 등 다양한&n...
 
 
 
원규+ 스튜디오 계지언 부대...   2018-10-10
섬세한 감성과 고급스러운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웨딩 사진이 있다. 원규+ 스튜디오는 올해 11주년을 맞이한 웨딩 촬영 전문 브랜드로, 소위 ‘원규만의’ 색감을 녹여낸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며, 감각적인 비주얼 속에는 어떤 요소가 뒷받침되어 있는지 원규+ 스튜디오 계지언 부대표...
 
 
 
‘해피새아의 혼자놀기’ 엄...   2018-10-08
아침 일찍 일어나 뉴스를 확인한다. 음악을 틀어 놓고 출근 준비를 하고 전철에 바쁜 몸을 싣는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출근 시간은 책을 읽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곤한다. 사실 책보다는 영상을 더 많 이 보는 편이다. 구독을 하는 영상 채널만 해도 수 십 개. 여행, IT, 먹방, 게임 ...
 
 
 
INTERVIEW_국립생태원 주광...   2018-09-18
식물도감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어렸을 때 보던 자연과학책과는 다른 것일까? 과학도감, 역사도감 등 학창시절 많이 접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도감’이라는 단어는 필자에게는 생소한 것이었다. 도감이란 그림이나 사진을 실물 대신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책으로 즉 정보를 담고 있는 그림과 사진...
 
 
 
INTERVIEW_Rock Never Dies!...   2018-09-12
화려한 조명 아래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아래 연신 셔터를 누르며 공연장의 뜨거운 열기를 담는 이가 있다. 콘서트와 뮤직 페스티벌에서 아티스트들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하는 공연 포토그래퍼 이병희 씨다. 록 마니아인 그는 현재 이승환과 서태지, 몽니 등 록 밴드들의 전담 포토그...
 
 
처음으로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