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아버지와 진한 가족애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올드마린보이'
등록자:포토채널        등록일:2017-12-07        조회수:77

이 시대의 아버지와 진한 가족애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올드마린보이' 


 


 

<올드마린보이>는 대한민국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에 자리 잡은 ‘머구리’ 박명호 씨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약 60kg의 육중한 장비에 체중까지 더해져 심해 120kg의 무게를 이겨내야 하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이 시대의 아버지와 진한 가족애를 담아냈다.


 


■ 채송현 기자
■ 사진제공 필앤플랜


 


 


 



 


 


 

영화 <올드마린보이>는 재래식 머구리(잠수부)인 박명호 씨가 중추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머구리라는 그의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수중촬영이 진행됐고, 촬영에 총 3년이 걸렸다. <올드마린보이>의 수중촬영을 담당한 고태식, 이정준 촬영감독을 만났다.


 


 


 


 


 

<올드마린보이>는 어떤 작품인가.


고 감독 : <올드마린보이>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의 신작이다. 촬영을 진행할 당시 다큐멘터리의 특성 상 시나리오가 없어 느낌을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겪으며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영화는 러닝타
임이 짧지만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이 감독 : 이 영화는 큰 틀에서 보면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의 이야기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가장의 책임’과 이를 거부할 수 없는한 남자의 이야기라 볼 수 있다. 깜깜한 바다가 위험한 것을 이미 알고 있어도 상황을 부인하지 않고 바다에 들어가는 박명호 씨를 담았다.


 


고태식 수중촬영감독


 


이정준 수중촬영감독


 


 


 


 

<올드마린보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고 감독 : 진 감독과 함께 일하는 송규학 PD를 KBS에서 일할 때 몇번 만났었다. 내가 90년대 수중촬영감독으로서 명성을 얻었던 터라송 PD가 나를 기억했고 진 감독과 연결해줬다. 진 감독의 요청으로이번 작품에 참여했다.


이 감독 : 평소에 진 감독과의 친분으로 그가 진행 중인 작업을 알고있었으나 돌고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연출 및 촬영 중이라 참여하지못했다. 어느 날 진 감독으로부터 연락을 통해 합류를 권유받았다. 그는 영화 속 바다를 <그랑블루>의 느낌으로 표현해달라고 말했다. 수중촬영 경험이 많아 자신 있었고 시간을 내 수중촬영감독을 맡게 됐다. 




 


 


 


 

촬영 장소는 어떤 곳인가. 


고 감독 : 강원도 고성의 저도어장이다. 저도어장은 4월부터 11월까지한시적으로 해경의 보호 아래 운영된다. 1km를 두고 북한이기에 평상시에 함부로 들락날락할 수 없다. 촬영 시기는 4월 초로 어장이 처음 개장할 때였다. 이 시기는 대왕문어철로 한시적으로 올라와 있는대왕문어를 잡기 위해 잠수부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 감독 : 촬영지는 동해 최북단이었다. 보통 동해가 빛이 깨끗한 바다라고 알고 있지만 부유물이 떠다니고 매우 어둡다. 촬영했던 시기의날씨가 매우 추웠다. 때문에 추위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고 계획대로촬영하기 위해 모든 것을 자연에 맡겨야 할 경우도 있었다. 


 



 


 


 


 

<올드마린보이>의 수중촬영 콘셉트는.


고 감독 : 진 감독은 바닷속 홀로 작업하는 머구리의 모습을 원했다. 이를 반영해 두 가지 콘셉트를 설정했다. 바로 심해에서 고독하게 일하는잠수부의 모습과 생계를 위해 투혼을 불태우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 콘셉트들을 생각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대상을 비출 때 ‘이 사람에게 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의 힘이 카메라에 담겨온다. 콘셉트를 떠올리며 촬영에 임하면 정말 그 느낌이 살아나는 것이다. 모든 감독이 이렇게 작업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방법이다.


이 감독 : 처음부터 장황한 계획은 없었다. 예전에 머구리를 팔로우했던 경험이 있다. 이들을 TV 프로그램에서도 접한 적이 있어 작업 동선을대충 파악하고 있었다.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대왕문어를 만났을 때 박명호 씨의 사투를 촬영하기 조금 힘들 것으로만 예상했다. 이 씬 자체가 영화에 있어 중요한 장면이다. 실제로 대왕문어를 만나기 위해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기다림도 촬영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 느꼈다.




 


 


 


 

<올드마린보이> 수중촬영에 투입한 카메라는. 


고 감독 : 지금은 UHD 시대라 고성능의 카메라를 쓰는 것이 맞다. 하지만 독립 PD들이 만드는 저예산 영화는 큰 카메라를 렌털해 쓸 수없다. 또 수중촬영은 시야가 좋지 않기에 근접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 즉 와이드 렌즈가 필수라는 말이다. 예산과 와이드 렌즈, 두 가지 이유를 고려해 캐논 EOS 5D Mark Ⅱ 한 대를 이용했다. 렌즈는 캐논 EF 14mm를 활용했다.


이 감독 : 수중촬영 시 개인 소유의 캐논 EOS 1D C 두 대를 투입했다. 이 기종은 DSLR 방식이어서 렌즈를 갈아 낄 수 없다. 때문에 동일한기종 두 대로 EF 16-35mm 와이드 렌즈와 매크로 렌즈를 카메라 한대마다 세팅해놓고 상황에 따라 활용했다. 소스를 4K로 가지고 있으면 보다 자유로운 편집이 가능해 촬영 포맷을 4K로, 프레임은 23.97로 진행했다. 후반작업에서 다른 수중촬영감독들과의 차이를 맞췄다. 


 

 


 


 


 

수중촬영에 사용한 부가장비는.


고 감독 : 부가장비를 여러 가지 사용하지 못했지만 나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이 노하우는 스태빌라이저다. 고가의 비디오카메라는 물속에서도 밸런스가 맞는다. 밸런스가 맞지 않을 때는 무게 추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DSLR 카메라는 애초에 비디오카메라가 아니라 밸런스가 잘맞지 않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알루미늄판을 40×50cm로 잘라서 보디 밑에 부착해 사용했다. 이렇게 하면 한 손으로 장비를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 감독 : 자주 쓰지는 않았지만 물속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트라이포드를 만들어 이용했다. 과거에 핸드헬드로 모든 촬영을 진행한 적이있다. 하지만 핸드헬드만으로 표현하는 것은 안정적 그림의 한계가 있다. 하우징 장비는 아쿠아티카라는 캐나다 회사 제품을 채택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구성이 좋은 노티캠 하우징을 선호하나 최대한 빨리 들여와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다 보니 아쿠아티카로 세팅하게 됐다.


 


 


 


 


 

수중촬영의 진행 방법은.


고 감독 : 촬영 방식이라고 하기에 모호할 수 있으나 촬영 시 항상 배의승선 인원을 고려했다. 배는 보통 승선 인원이 제한돼 있다. 이번 촬영에서 수중카메라의 부피가 상당했고 한 번 배에 오르내리면 카메라의배터리도 교체해야 했다. 손에서 물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배터리 케이스를 열고 갈아 끼우는 일까지 도맡아야 했다. 파도가 치거나 비가 내는 경우에는 더욱 힘들었다. 배에 육상 카메라 감독이 함께하며 도와주겠다 말했으나 그도 나름대로 맡은 일을 하기에 바빴다.


 

이 감독 : 진모영 감독이 원했던 톤은 <그랑블루>의 톤이고, 나는 푸른 바다에서 묘한 투구를 쓰고 작업하는 머구리를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우리나라의 바다는 그리 푸른 날이 많지 않아 이 부분을 카메라로 해결해야 했다. 캐논 EOS 1D C는 캐논 로그가 촬영 가능한 기종이지만 바다가 너무 어두워 로그를 이용할 수 없었다. 다이내믹 레인지를 쓸 수 없는 상황에 로그까지 쓰면 정말 어두울 것 같았다. 따라서 풀 숏의 카메라 조작을 줄이고 후반 작업에서 손보려 했다. 대신 화이트를 조금 만졌다. 대부분 풀 숏은 자연광에 의지해야 했고, 타이트한 부분은 광량을 조절하며 작업했다. 


 


 


 

기존에 해오던 수중촬영과 이번 작품의 차이점은. 


고 감독 : 다큐멘터리 촬영은 조명이 매우 중요하다. 바닷속은 밀도가 높고 부유물이 많다. 물이 아무리 맑아 보여도 부유물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조명의 빛이 육지에서처럼 뻗어 나가지 않고 막히게 된다. 이는 조명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무조건 큰 조명을 쓰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아주 강한 조명을 쓰면 더 멀리까지 비치나 가까이 보이는 빛이 오버된다. 따라서 앞, 뒤로 각각 약한 것, 센 것을 사용해야 한다.<올드마린보이>는 조명을 많이 쓰지 않는 것이 어울렸고 잠수부, 해산물의 디테일을 근접 촬영하기 위해 30lm, 15lm의 두 종류만 투입했다. 

이 감독 : 다큐멘터리 촬영에서 내 임무는 벌어지는 상황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 맥락은 모든 작업에서 동일하다. 때문에 큰 차이점은 없었으나 박명호 씨의 이동에 따른 수심 변화가 작은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박명호 씨는 작업 시 수심 5~40m 정도를 오갔다. 이를 따라다니며 팔로우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 순환방식으로 공기를 재활용하는 리브리더(Rebreather)라는 장비도 가져가 팔로우할 때 가끔씩 사용했다. 하지만 박명호 씨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잡기 위해 기동성 있는 일반 공기탱크를 이용한 것이 더 주요했다. 


 


 


 


 

수중촬영에 있어 특별히 신경 쓴 점은.


고 감독 : 바다의 색을 신경 썼다. 박명호 씨 홀로 심해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바다를 푸르고 깊게 보이도록 만들고자 했으며 푸른 원색에 가깝도록 찍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낮에 광선이 있어 시야가 확보된 후어두워지며 햇빛과 함께 색온도가 없어진다. 대낮에도 빛의 굴절 현상으로 인해 색온도가 떨어진다. 때문에 카메라만으로 색을 줘야 했고 화이트밸런스를 이용했다. 조명이 없는 곳도 이를 맞추기 위해 색온도를 올려주는 아주 얇고 좋은 필터를 함께 썼다.


 

이 감독 : <그랑블루>처럼 표현해야 하는 바다의 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내 나름대로 작업하는 사람의 표정을 담기 위해 애썼다. 개인적으로 박명호 씨의 표정이 궁금했다. 투구를 쓰고 있고 바다가 어두워 눈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렵긴 했다. 전체적 구도를 봤을 때 앞뒤로 무엇이 걸려있거나 현실감을 줄 만한 입체감도 살리려 노력했다. 아마 이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품에 관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 감독 : 이전에 내가 참여했던 작품들 이상으로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영화에 참여하기 전의 작품들은 편집 후 완성본이 생각했던 수준만큼 나오지 않았다. <올드마린보이>는 바다의 색도 마음에 들며 영화적 느낌이 좋다. 주인공인 박명호 씨의 가족도 똘똘 뭉친 가족애가 느껴진다. 마치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정이 넘치는 가족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며 아버지의 진한 가족애가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감독 : 수중촬영이 많이 들어간 영화지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단지 주인공의 직업이 머구리였기에 수중촬영이 많이 들어간 것뿐이다. 수중촬영을 조금 더 입체감 있게 표현하려, 관객들이 실제로 물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려 노력했으니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
 

 

<VideoPlus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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