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상북도 실크로드 탐험대 1차 탐험기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3-09-09        조회수:5898

 

경주에서 시안까지,

역사 속에 묻혀있던 1000년 전 그 길을 따라

지난 3월21일 경주를 출발한 ‘대한민국 실크로드 탐험대’는 우리 땅에 남아있는 실크로드의 흔적을 좇아 대구, 구미, 칠곡, 안동 그리고 충주의 하늘재를 넘어 경기도 평택까지 부지런히 달렸다. 그리고 같은 달 24일 평택의 혜초기념비를 마지막으로 중국행 배에 올랐다. 중국 땅에 남아있는 우리선조들의 흔적을 되짚는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었다.<월간사진 2013년6월호>



평택항에서 웨이하이(威海)까지는 배로 꼬박 14시간이 걸렸다. 여기에서 차로 2시간을 더 달려 닿은 곳은 등주성. 이곳은 당나라 시절 군사경제적 요충지로 황학루, 악양루, 등왕각 등과 함께 중국 4대 명루로 꼽히는 봉래각이 남아있으며, 고려 말에 건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2척의 고선박을 전시해 놓은 고선박물관도 자리해 있다. 고선박물관에는 당시 신라인이 거주했던 신라방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다. 봉래각은 봉래 앞바다와 선소 그리고 등주성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이기도 하다.

중국과의 해상무역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해상왕 장보고다. 790년경 완도에서 태어난 장보고는 당나라로 건너가 무령군소장의 지위에까지 오른 인물. 웨이하이의 적산법화원은 장보고가 당나라에 머물던 신라인들을 신앙적으로 결속하기 위해 건립한 사찰이다. 본래의 건물은 당나라 무종 때 훼손되었고, 지금의 건물은 1998년에 중건한 것이다. 경내에는 8m 높이의 장보고 동상과 기념관이 있다.



▲떠오르는 태양이 서해를 물들이고 있다.



▲호구유적의 쑤저우 윈옌사탑(雲岩寺塔). 호구탑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탑은 높이 47.5m로 송나라 때 건립된 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고려사의 윤장대를 살펴보고 있는 탐험대원. 청말에 소실된 고려사는 지난 2007년 복원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웨이하이와 펑라이 등 중국 산둥반도의 항포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탐험대의 여정은 고운 최치원이 ‘계원필경’을 저술했던 양저우와 원광법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호구유적 그리고 항저우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거쳐 중국의 4대 불교성지 중 하나인 지우화산(九華山)으로 이어졌다. 지우화산의 불교유적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국에서 지장왕보살로 추앙받는 신라왕자 김교각 스님에 얽힌 내용이다. 신라 성덕것의 아들로, 지장보살의 현신으로까지 추앙받았던 김교각 스님은 99세의 나이로 가부좌 입적했으며, 입적 후 3년 동안 육신이 썩지 않아 온 몸에 금분을 입혀 지우화산 육신보전 탑 안에 안치되었다. 스님의 등신불을 친견할 순 없었지만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가슴 벅찬 감동은 육신보전을 가득 메운 수많은 향불의 그것보다도 뜨겁고 짙은 향으로 가슴 깊은 곳에 오래도록 남을 듯하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탐험대 차량



▲구화산에 위치한 태화사의 모습. 구화산은 오대산, 보타산, 아미산과 함께 중국 4대 불교 명산 중 하나이다.





▲▲육신보전. 중국에서 지장왕보살로 추앙받는 신라인 김교각 스님의 등신불이 안치돼 있는 육신보전 앞에서 참배객이 향을 피우고 있다.



▲육신보전 앞에서 환담을 나누는 스님들의 모습이 참 편안해 보인다.

허난성(河南省)의 소림사도 우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벚꽃으로 유명한 하동 쌍계사에 가면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제47호)가 있다. 진덕여왕 1년에 당대 최고의 문인이었던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쓴 것이다. 이 탑비의 주인공인 혜소가 소림사에서 수계를 받았다고 한다. 중국에서 수계를 받은 혜소는 830년에 귀국해 77세의 나이로 쌍계사에서 입적했다. 이외에도 나한전의 455번 나한인 무상공존자(无相空尊者)는 신라출신의 무장대사이며, 소림사 역대 스님들의 사리탑과 비석이 모여 있는 탑림에서 김무용(金無用)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사리탑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림 무술로만 알고 있던 소림사가 우리와 이리 가까운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뤄양(洛陽)의 용문석굴에도 신라인의 흔적은 남아있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용문석굴은 1.5km에 이르는 암벽을 따라 10만여 점의 불상과 2,800여 개의 명문 그리고 40여 개의 탑이 조각돼 있는 곳. 이들 석굴 중 제484호 석굴은 신라상감이라 불리는데, 이는 신라인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 한다.

신라상감이 있는 용문석굴에서 300여 km 달리면 마침내 이번 여정의 종착지인 시안(西安)이다. 우리 땅 경주에서 서해를 건너 중국 시안까지 이어진 5,000여 km의 여정은 그렇게 마무리가 됐다. 73인의 대한민국 경상북도 실크로드 탐험대의 공식 일정도 시안의 섬서성에서 진행된 입성식으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이곳 시안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의 시작점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길의 끝이란 늘 새로운 길의 시작점이니 말이다.   



▲상국사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소림사. 이연걸이 출연했던 영화 ‘소림사’로 이름을 알린 이곳은 신라승려인 진감선사가 수계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소림사 탑림. 소림사를 거쳐 간 역대 스님들의 사리와 비석을 모셔 놓은 곳으로 현재 200여 개의 사리탑이 남아있다.

  

▲용문석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용문석굴에는 1.5km에 이르는 암벽을 따라 10만여 점의 불상과 2,800여 개의 명문 그리고 40여 개의 탑이 조각돼 있다.



▲시안(西安) 섬서성에서 진행된 입성식에 앞서 경상북도 김관용 도지사와 청년탐사대장인 윤명철군이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시안(西安) 섬서성에서 진행된 입성을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경상북도 실크로드 탐험대’의 17일간의 대장정이 마무리 되었다.



▲대원문화원. 김교각 스님을 형상화한 99m 높이의 지장왕보살 동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탐험대원들



글사진 정철훈(사진가, 여행작가)

자료제공 : 월간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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